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특허등록까지 마치면 기술 보호 준비도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경쟁 제품이 등장한 뒤 등록특허를 다시 살펴보면 예상과 다른 상황이 펼쳐지곤 합니다.
경쟁사가 핵심 기능을 비슷하게 구현했는데도 청구항에 적힌 부품이나 작동 조건이 다르다는 이유로 권리 행사가 어려워지는 경우입니다.
특허침해 여부는 제품이 전체적으로 비슷해 보이는지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등록된 청구항에 어떤 구성요소가 들어 있고, 그 요소들이 어떤 관계로 연결돼 있는지를 대조하게 됩니다.
따라서 특허출원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을 많이 설명하는 일이 아닙니다.
시장에서 보호해야 할 기술적 범위를 청구항에 어떻게 남길 것인지가 핵심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특허청구범위가 실제 권리 행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청구항을 넓거나 좁게 작성했을 때 각각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특허 명세서에는 발명의 배경과 해결하려는 문제, 기술 구성, 작동 과정, 실시 형태와 효과가 폭넓게 기재됩니다.
그중 출원인이 권리로 보호받고자 하는 기술적 사항을 청구항의 형태로 정리한 부분이 특허청구범위입니다.
명세서가 발명을 충분히 설명하기 위한 문서라면, 특허청구범위는 그 설명 가운데 어떤 구성을 권리로 요구할 것인지 나타내는 부분입니다.
각 청구항에는 발명을 이루는 구성요소와 그 요소들이 연결되거나 작동하는 관계가 기재됩니다. 하나의 기술이라도 어떤 구성을 필수 요소로 두는지에 따라 청구항의 범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청구항은 독립항과 종속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독립항은 다른 청구항을 인용하지 않고 발명의 핵심 구성을 독립적으로 기재하며, 종속항은 독립항이나 다른 청구항을 인용해 재료·형상·결합 방식·수치 범위 등의 조건을 추가합니다.
따라서 명세서에 여러 구조와 변형 형태를 설명해 두었다고 해서 그 내용이 모두 동일한 범위의 권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어떤 기술적 범위를 요구했는지는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구성과 관계를 중심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청구항을 넓게 작성하면 여러 제품 형태를 포함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다만 보호 범위를 넓히는 데만 집중하면 이미 공개된 특허나 논문, 기존 제품의 기술까지 함께 포함하게 되죠.
이 경우 신규성이나 진보성이 부족하다는 거절이유를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제품에 세부적인 차이가 있더라도 청구항 자체가 기존 기술과 구별되지 않는다면 등록이 어려워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등록을 위해 특허청구범위를 빼곡히 채우게 된다면요?
가령 자동 공급 장치에 관한 청구항에 감지 부품의 종류, 설치 위치, 작동 수치와 연결 순서까지 모두 필수 조건으로 넣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경쟁사가 감지 부품을 바꾸거나 수치 범위를 조정하면 같은 공급 원리를 이용하면서도 청구항을 벗어날 가능성이 생기게 되는 겁니다.
등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넣은 문구가 되려 경쟁 제품에 대응하기 어렵게 만드는 조건으로 남을 수 있는 셈입니다.
거절이유에 대응할 때는 인용된 선행기술과 다른 요소를 무작정 덧붙여서는 안 됩니다.
인용발명의 구성요소를 청구항별로 대조하고, 기존 기술과 다른 구조·작동 관계·효과 중 무엇을 권리의 중심으로 유지할지 판단해야 합니다.
그러면 청구항은 어떤 요소들로 채워야 진정 가치있는 특허권을 만들 수 있을까요?
올바른 특허를 만들려면 현재 제품의 모든 요소 중 무엇이 정말 지켜야하는 것인지 따져봐야 합니다.
발명의 원리와 효과를 만드는 핵심 구성은 독립항에 배치하고, 재료·크기·결합 방식·수치 범위처럼 선택 가능한 요소는 종속항에서 구체화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식이죠.
현재 제품에 특정 모터가 사용됐더라도 기술의 핵심이 모터의 종류가 아니라 회전 속도에 따라 공급량을 조절하는 제어 관계에 있다면, 다른 구동 장치로 대체되는 형태도 고려해야 합니다.
반대로 해당 모터의 내부 구조가 기존 기술과 다른 효과를 직접 만든다면 그 특징을 청구항에서 제외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부품이라도 발명의 효과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따라 청구항에서의 위치가 달라지는 셈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출원 전에 검토되어야 합니다.
최초 명세서에 관련 근거가 부족하면 심사 과정에서 필요한 구성을 새로 반영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죠.
특허를 출원하는 목적은 등록증을 보유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시장에서 기술의 모방을 제한하고, 유사 제품이 등장했을 때 실제로 대응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기에 출원 과정에서 핵심적인 부분이 특허청구범위이며, 이를 위해 선행기술 조사 결과, 경쟁 제품의 대체 가능성, 다음 모델에서 변경될 부품과 사업 확장 계획까지 함께 살펴야 하는 것이죠.
현재 작성중인 특허청구범위가 향후 제품과 경쟁사의 변형까지 포괄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면 출원 전에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방향을 잡아보시길 권장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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