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품 출시를 앞두고 경쟁사의 등록특허가 뒤늦게 발견되면 마음이 급해집니다.
설계를 바꿔야 하는지, 라이선스를 받아야 하는지, 아예 출시를 미뤄야 하는지 하나같이 부담스러운 선택지들을 고민하게 되죠.
하지만 등록특허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사업 방향을 바꾸는 것은 이릅니다.
특허의 제목이나 기술 분야가 비슷한 것과 실제 특허권의 범위에 우리 제품이 들어가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청구항과 제품 구성을 대조한 뒤에도 실제 충돌 가능성이 높다면 그다음에 해당 권리가 유효하게 유지될 수 있는 특허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허무효심판은 바로 이 단계에서 검토되는 선택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타인의 특허가 제품 출시나 판매에 영향을 줄 때, 사업 손실을 줄이기 위해 확인할 선택지와 판단 기준 3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특허분쟁에서 먼저 확인할 부분은 경쟁사 특허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보다 어느 청구항이 우리 제품과 충돌하는지입니다.
등록특허의 제목이나 요약문이 비슷해도 실제 권리범위는 청구항에 의해 구체화됩니다.
따라서 경쟁사 특허의 독립항과 종속항을 나누고, 각 청구항에 기재된 구성과 우리 제품의 구조·기능·작동 관계를 대응시켜 봐야 하죠.
분석 결과 제품이 상대방 청구항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면 특허무효심판까지 진행할 필요가 없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현재 판매하려는 제품이 핵심 청구항과 상당 부분 충돌한다면 그때는 단순 회피만 검토할 것이 아니라 그 청구항이 애초에 유효하게 등록될 수 있었던 것인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현행 특허법상 특허무효심판은 법정 무효사유가 있는 등록특허를 대상으로 청구할 수 있으며, 청구항이 여러 개인 경우 청구항별로 무효를 다툴 수도 있습니다.
즉 경쟁사 특허 전체를 없애는 것이 목표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사업에 직접 영향을 주는 청구항이 무엇인지부터 특정하는 편이 분쟁 목적을 이루기에 적합하죠.
특허무효심판을 검토할 때 자주 확인하는 쟁점 가운데 하나가 신규성과 진보성입니다.
경쟁사가 출원하기 전에 해당 청구항과 동일한 기술적 내용이 공개되어 있었다면 신규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완전히 같은 선행기술이 없더라도 기존 기술과의 차이가 해당 기술분야의 통상의 기술자가 쉽게 도출할 수 있는 정도인지에 따라 진보성이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선행기술의 개수가 아닙니다.
먼저 상대방 청구항을 구성요소별로 나눈 다음, 출원일 전에 공개된 특허문헌·논문·제품자료 등에 각 요소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대조해야 합니다.
진보성을 다툰다면 한 단계 더 들어갑니다.
선행기술과 청구항 사이에 어떤 차이가 남아 있는지, 그 차이를 통상의 기술자가 쉽게 극복할 수 있었는지, 여러 자료를 결합할 이유가 있었는지 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검색 결과에서 키워드가 비슷한 자료 몇 건을 발견했다는 이유만으로 특허무효심판의 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무효심판을 받은 특허권자는 법에서 정한 범위에서 명세서나 도면에 대한 정정청구를 하며 대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등록되어 있는 청구항만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실제 심판 과정에서 예상과 다른 권리범위가 남을 수 있습니다.
정정 가능성까지 고려해 어떤 청구항을 어떤 선행기술로 다툴 것인지 설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경쟁사 특허에 무효사유가 의심된다고 해서 특허무효심판이 항상 사업에 가장 유리한 선택인 것은 아닙니다.
제품 구조를 일부 변경해 해당 청구항의 범위에서 벗어날 수 있고 그 변경이 성능이나 원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회피설계가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설계 변경을 위해 금형이나 생산라인을 다시 손봐야 하거나 핵심 기능 자체를 포기해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시장 진입 시점이 중요한 기업이라면 라이선스 협상 조건과 심판을 통한 권리 제거의 실익도 비교해야 합니다.
이때 단순히 특허무효심판에 들어가는 비용만 놓고 판단해서는 부족합니다.
출시가 늦어질 때의 예상 매출 감소, 설계 변경과 인증 재진행 비용, 기존 재고와 생산계약, 상대방이 요구하는 실시료, 해당 특허가 향후 후속 제품에도 영향을 주는지를 함께계산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효심판만을 전제로 결론을 내리지 않고 회피설계 이후의 침해 가능성, 제품 출시 일정, 라이선스 협상 가능성까지 함께 확인하죠.
기업 입장에서는 경쟁사 특허를 없애는 것 자체보다 제품을 출시하고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방향을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경쟁사 특허를 발견한 상황에서 특허무효심판까지 진행하기에는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침해 여부와 특허의 유효성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설계를 먼저 바꾸면 필요하지 않았던 개발비와 금형비를 다시 지출하고도 제품 경쟁력까지 낮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변경에 들어가기 전 경쟁사 특허의 등록공보와 청구항, 현재 제품 도면이나 사양서, 주요 기능의 작동 방식부터 정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경쟁사 특허 때문에 제품 출시나 판매가 멈춰선 상황이라면, 제품부터 바꾸기보다 어떤 청구항이 실제 사업을 제한하는지, 그 권리를 다툴 근거가 있는지부터 확인해보는 편이 좋습니다.
무효심판과 회피설계, 라이선스 중 어느 방향이 적절한지는 제품 구조와 출시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판단이 어려운 단계에서는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전문가 검토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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