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허거절이유통지서를 받으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대응이 있습니다.
“문제된 청구항만 고치면 되는 것 아닌가?”
등록이 급한 출원인이라면 특히 이렇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거절이유를 제대로 분석하기 전에 청구항부터 줄이는 것은 좋은 대응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심사관이 인용한 선행기술과 출원발명 사이에 설명할 수 있는 차이가 남아 있다면, 굳이 권리범위를 크게 좁히지 않고 의견서에서 다퉈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죠.
반대로 선행기술과의 충돌이 명확한데 차이만 강조해서는 거절이유가 해소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특허거절이유통지서는 최종 거절결정이 아니라 출원인이 거절이유에 대해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받는 단계입니다.
그렇다면 통지서를 받은 뒤 무엇부터 봐야 할까요?
이번 글에서는 특허거절이유통지서에 대응할 때 보정부터 서두르기 전에 확인해야 할 세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아니요. 먼저 확인할 것은 무엇 때문에 거절이유가 제시됐는지입니다.
같은 특허거절이유통지서라도 신규성이 문제된 경우와 진보성이 문제된 경우, 명세서 또는 청구항의 기재가 문제된 경우에는 대응 방향이 달라집니다.
청구항이 여러 개라면 모든 청구항이 같은 이유로 지적됐다고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어느 청구항에 어떤 거절이유가 적용됐는지 나눈 뒤 심사관이 제시한 인용문헌까지 함께 봐야 하죠.
예를 들어 진보성이 문제됐다면 인용발명과 출원발명을 단순히 전체적인 인상으로 비교해서는 부족합니다.
청구항을 구성요소별로 나누고, 어떤 구성은 선행기술에 나타나 있는지, 어떤 구조나 작동 관계는 다른지 확인해야 합니다.
차이가 발견됐다면 그다음 질문도 필요합니다.
그 차이가 단순한 표현상의 차이인지, 실제 작동 방식이나 효과까지 달라지는 기술적 차이인지 살펴봐야 하죠.
특허거절이유통지서를 받았다고 곧바로 청구항을 수정하기보다 거절이유와 인용발명을 먼저 나누어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기준은 단순합니다.
현재 청구항으로도 선행기술과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심사관이 출원발명의 특정 구성을 인용발명에 이미 공개된 것으로 판단했지만 실제 문헌을 보면 구조나 작동 순서가 다르다면, 그 차이를 의견서에서 설명하는 방향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반면 현재 청구항의 범위가 넓어서 선행기술까지 포함하고 있다면 보정을 통해 차이를 명확히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서 판단이 갈립니다.
보정은 거절이유를 해결하는 수단이지만, 통지를 받은 뒤 생각난 새로운 특징을 자유롭게 청구항에 넣는 절차는 아닙니다.
현행 특허법상 명세서나 도면의 보정은 최초 출원서에 첨부된 명세서 또는 도면에 기재된 사항의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거절이유통지를 받은 이후에는 보정할 수 있는 시기에도 제한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제품에는 이런 기능도 있다”는 사실만으로 보정 방향을 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 특징이 최초 명세서에 어떻게 기재되어 있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실무적으로는 인용발명별 구성요소와 청구항을 맞춰본 뒤, 의견서에서 설명할 부분과 청구항에 반영해야 할 부분을 나누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무엇을 주장할 것인지보다 어디까지 보정하지 않아도 되는지를 판단하는 것도 중요한 셈입니다.
등록됐다는 결과만 놓고 보면 그렇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에서 사용할 특허라면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거절이유를 피하기 위해 독립항에 여러 구성요소를 추가하면 등록 가능성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등록되는 권리범위도 그만큼 구체적으로 한정됩니다.
그러면 경쟁사가 그중 일부의 구성만 변경했을 때 권리범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지죠.
그래서 보정 전에는 출원발명의 구성을 한 번 더 나누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품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구성인지, 특정 실시형태에만 필요한 선택적 구성인지 구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센서의 위치까지 독립항에 한정해야 선행기술과 차이가 생기는지, 센서와 제어부의 작동 관계만으로도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지에 따라 등록 이후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향후 후속 제품이나 제형·구조 변경 계획이 있다면 이 부분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당장 판매하는 제품 하나만 기준으로 청구항을 줄였다가 다음 모델에서는 스스로 권리범위 밖으로 나가는 상황도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거절이유를 받았다면 우선 등록부터 받아두는 편이 낫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등록을 위해 어떤 구성을 포기했는지에 따라 특허가 실제 사업에서 갖는 의미는 달라집니다.
따라서 특허거절이유통지서를 받은 뒤에는 통지서뿐 아니라 인용문헌, 최초 명세서, 현재 제품의 핵심 구성과 향후 변경 계획까지 함께 놓고 보는 편이 좋습니다.
의견서에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차이를 굳이 청구항에 추가할 필요가 있는지, 보정이 필요하다면 어느 범위까지 한정해야 하는지부터 판단해야 하고요.
특히 청구항별 인용발명의 구성과 보정 이후 남게 될 권리범위를 혼자 판단하기 어렵다면, 전문가와 실제 출원서와 선행기술을 바탕으로 검토한 뒤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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