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랫동안 연구한 소스 배합비율, 혹은 독특한 조리 공정을 제품화하기 직전에 문득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미 비슷한 레시피가 공개된 건 아닐까, 특허로 보호받을 수는 있을까.
음식특허는 소프트웨어 특허나 기계 특허보다 훨씬 가깝게 느껴지지만, 막상 출원 절차를 알아보면 낯선 용어들이 쏟아지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특허청에 접수되는 식품·조리 관련 출원 건수는 꾸준히 늘고 있는데요.
그만큼 이미 등록된 선행기술도 방대합니다.
준비 없이 출원서를 제출하면 심사 단계에서 신규성 또는 진보성 결여로 거절이유통지를 받게 되고, 보정과 의견서 제출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더 큰 문제는 청구항을 잘못 작성했을 때입니다.
어렵사리 등록에 성공하더라도 권리 범위가 지나치게 좁아져 경쟁사가 성분 비율만 조금 바꾸거나 단계 순서만 변경하면 그냥 써버릴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2026년 기준으로 음식특허 등록 요건, 출원 전 선행기술 조사 방법, 그리고 청구항 작성 시 흔히 빠지는 함정까지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 핵심 요약
음식특허란 식품 조성물·제조 방법·가공 공정 등을 특허법상 발명으로 보호받는 제도로, 신규성과 진보성 요건을 갖추면 등록이 가능합니다.
단순한 레시피나 자연물 자체는 보호 대상이 되지 않으며, 기술적 특징을 수치·조성비·공정 조건으로 특정해야 권리 범위가 인정됩니다.
출원 전 특허정보검색서비스(KIPRIS) 등을 통한 선행기술 조사가 거절 위험을 낮추는 가장 중요한 첫 단계입니다.
음식특허를 출원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기술적 특징'이 있느냐는 점입니다.
특허법은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을 보호 대상으로 삼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재료를 나열한 레시피나 요리 과정만으로는 등록이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소금과 설탕을 넣고 볶는다'처럼 이미 공지된 조리 상식의 조합은 신규성을 인정받기 어렵고요.
반면 특정 온도 범위에서 특정 시간 동안 가열하는 공정이 기존 방식과 다른 물성이나 효과를 만들어낸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등록되는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중 식품 조성물 유형이 실무에서 가장 많이 활용됩니다.
신규성은 출원일 이전에 동일한 발명이 공개되지 않아야 인정되고, 진보성은 해당 기술 분야 전문가가 선행기술로부터 쉽게 도출할 수 없어야 인정됩니다.
따라서 비슷한 조성이 논문·식품 데이터베이스·기존 등록 문헌에 이미 개시돼 있다면 등록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본인이 SNS나 블로그에 먼저 공개한 레시피도 신규성을 해칠 수 있는데요, 이 경우 공개일로부터 12개월 이내에 출원하면서 공지예외주장을 함께 신청하면 신규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단, 공지예외주장은 본인이 직접 공개한 경우에 한하므로 제3자가 먼저 공개한 상황이라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 두세요.
음식특허 출원을 결정하기 전, 선행기술 조사 없이 바로 명세서 작성에 들어가는 것은 지도 없이 낯선 길을 가는 것과 같습니다.
특허검색을 통해 동일하거나 유사한 선행기술이 존재하는지를 파악해야 출원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국내 특허조회는 특허청이 운영하는 KIPRIS(kipris.or.kr)에서 무료로 할 수 있고요.
해외 선행기술까지 확인하려면 미국 USPTO, 유럽 Espacenet, 구글 Patents 등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품·조리 관련 IPC 분류 코드를 함께 활용하면 관련성 높은 문헌을 훨씬 빠르게 좁혀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관련 특허조회 시 자주 쓰이는 IPC 분류 예시입니다.
| IPC 코드 | 해당 기술 영역 |
|---|---|
| A23L | 식품, 식품 제조 방법, 식품 처리 |
| A21D | 베이커리·제과류 제조 및 배합 |
| A23B | 식품 보존·저장 처리 |
| A23J | 단백질 조성물, 가공 두부류 등 |
| A23C | 유제품·우유 가공 제품 |
IPC 코드와 성분명·공정명을 조합해 검색하면 단순 키워드 검색보다 훨씬 정밀한 선행기술 조회가 가능합니다.
선행기술 조사 결과, 동일한 기술이 이미 존재한다면 청구항의 한정 범위를 조정하거나 차별화 포인트를 보강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합니다.
반대로 선행기술이 없거나 매우 적다면 넓은 청구항으로 출원해 권리 범위를 최대한 확보하는 전략을 쓸 수 있고요.
실무에서 변리사와 협업할 때도 의뢰인이 사전에 선행기술 조사를 어느 정도 해두면 발명의 차별점을 훨씬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어 명세서 작성 방향이 빠르게 잡힙니다.
검색 결과물은 단순히 '있다 없다'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사가 어떤 기술을 어디까지 잡아두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시장 정보이기도 합니다.
음식특허에서 가장 많은 실수가 일어나는 지점이 바로 청구항 작성입니다.
청구항은 권리 보호 범위를 결정하는 핵심 문서입니다.
좁게 쓰면 등록은 수월해지지만 경쟁사가 조금만 바꿔도 침해를 피할 수 있고, 넓게 쓰면 선행기술에 걸려 거절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권리 범위를 스스로 좁히게 되는 대표적인 실수를 살펴보겠습니다.
청구항은 기술의 본질적인 특징만 추출해 간결하게 구성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독립항에는 필수 구성 요소만 담고, 종속항에서 세부 수치나 추가 특징을 보완하는 구조가 실무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통합니다.
또한 조성물 유형과 제조 방법 유형을 각각 독립항으로 분리해 함께 출원하면 두 가지 권리 축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명세서의 발명의 설명 부분에는 다양한 실시예와 실험 데이터를 충분히 기재해야 청구항의 넓은 범위를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실시예가 하나뿐이라면 심사관이 그 범위로만 권리를 한정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식품·조리 분야는 발명의 내용 자체뿐 아니라 어떻게 표현하고 구성하느냐에 따라 실제 권리의 강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작권은 표현(글·영상·이미지)을 보호하지, 조리법이나 성분 배합이라는 아이디어 자체는 보호하지 않습니다. 경쟁사가 같은 방식의 제품을 만드는 것을 막으려면 특허 또는 영업비밀로 보호하는 것이 적합합니다. 두 수단은 목적이 다르므로 상황에 따라 병행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2026년 기준 국내 심사 기간은 통상 출원 후 1년~1년 6개월 내외로, 우선심사를 신청하면 수개월 내로 심사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식품 분야는 기술 분야별 심사 적체 상황에 따라 기간이 달라질 수 있어 출원 시점에 변리사와 우선심사 신청 여부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판매 자체가 기술 공개에 해당할 수 있어, 판매 시작일로부터 12개월이 경과했다면 신규성 상실로 출원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12개월 이내라면 공지예외주장을 함께 신청해 출원이 가능하지만, 증명 서류 준비와 기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판매 시점을 정확히 파악한 뒤 빠르게 전문가 검토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음식특허는 기술력 있는 식품·외식 비즈니스가 경쟁력을 지키는 현실적인 수단입니다.
다만 준비 없이 접근했다가 거절이유를 받거나, 등록은 됐는데 권리 범위가 너무 좁아 실효성이 없는 경우가 실무에서 꽤 자주 발생합니다.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기술적 특징을 수치와 조건으로 구체화해 특허 요건을 충족시킬 것.
둘째, 출원 전 KIPRIS 등을 통해 충분한 선행기술 조사를 마칠 것.
셋째, 청구항을 전략적으로 구성해 원하는 권리 범위를 실제로 확보할 것.
이미 제품을 공개했거나 판매 중이라면 출원 가능 시한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발명의 내용, 공개 이력, 경쟁사 기술 현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출원 여부와 청구항 전략을 함께 논의해 보시면 더 안정적인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글 · 특허법인 테헤란 정예혁 변리사 | 2026년 8월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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